작가 아해의 세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앙리 루아레트 / 루브르 박물관 관장 (2001-2013)

우리의 일생 중 뜻하지 않게찾아온 행운이 그 시작점이 되어 특별한 경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간혹있다. 지난 9월, 필자는 말레이시아에서 초청된 오찬에서 옆자리에 앉은 가이 올리버(Guy Oliver)라는 저명한 디자이너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내게 2년동안 백만 장의 사진을찍으며 방대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그 전례없는 기록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 모든 사진을 한 창문을 통해 촬영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진작가 아해(“아이”의 옛말)는 지난 20여 년 동안 보존해 온 한 풍경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그의 카메라를 통해 충실히 담아왔다. 그는 우리가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발견할수 있도록 안내한다. 빛의 변화, 또는 날씨의 변화로 동일한 대상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같은 물의 표면이 바위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반면 일렁이는 수은처럼 보이기도 하며, 햇빛에 걸친새의 실루엣은 정교하게 그린 스케치를 방불케 한다.

이런 장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가 계절마다, 매시 매분 매초 지켜보며 살핀 나무들의 다양한 모양과 각종 새들의 성향을 알 수 있게 된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 세계를 볼 수 있듯… 그의 작품들은 여유를 가지고 멈추어서 들여다 보려할 때만 볼 수 있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다양함을 명시해 주고 있다.
사진과 인쇄의 기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임이 분명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작품 중에는 첨단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대한 규모의 작품들도 있다. 가로 10미터, 높이 5미터의 규격을 자랑하는 인상적인 라이트 박스 작품들도 이와 같은 예이다.

작가 아해의 세계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루브르 박물관이 이례적으로 주최하는 아해의 작품전을 모든 사람이 보고 즐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12년 3월